백남준

Nam June Paik


김치앤칩스

Kimchi and Chips


갤러리신라 대구에서는 2026년 7월 20일부터 8월 31일까지 한국 미디어아트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특별 기획전 백남준과 김치앤칩스의 2인전이 개최된다.

이번 전시는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선구자 백남준의 1988년 작업과 최근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미디어아트 그룹 김치앤칩스의 작업을 함께 선보이는 전시로 기술과 인간의 관계, 그리고 감각의 확장이라는 공통된 화두를 담고 있다. 백남준이 일상의 사물을 통해 매체 환경을 성찰했다면, 김치앤칩스는 빛과 알고리즘을 활용해 관객이 경험하는 새로운 공간과 지각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한국 현대미술의 선구자인 백남준과 동시대 미디어아트 그룹 김치앤칩스의 작품을 통해 기술과 인간, 물질과 비물질, 그리고 감각의 확장이라는 공통된 주제를 탐구하고자 한다.

백남준의 1988년 제작된 6개의 대형 의자 시리즈 작업중의 하나인 는 일상적 오브제인 앉는 항공 의자에 각 모니터를 연결한 작업으로, 세계의 문학가들의 문학작품이라는 예술이 단순히 책으로만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는 예술을 사유의 대상으로 전환하며, 인간과 매체의 관계를 질문하였다. 정보화 시대를 이야기 하는 작품으로써 문학이 단지 문자의 나열이 아닌 생각의 소통이라 생각하며 만든 작품으로, 작품 속 레이져, 빛, 우주에 관한 이미지로 나타내어 통신이 우리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것을 예견하였으며, 좌측 지구본에는 타타르지방의 요셉보이스와 한국의 백남준은 떨어져 있으나 정신적 교류가 있다는 것을 이미지화 하였고, 우측 지구본에는 1492-1992 콜럼버스가 미국대륙을 발견한 것을 기념하고 있다.

반면 김치앤칩스의 작업은 빛과 알고리즘, 공간과 시간의 상호작용을 통해 관객이 경험하는 새로운 지각의 영역을 제시한다. 은 모터에 의해 움직이는 아크릴 렌즈와 후면에 조명을 장착한 프린트 패턴을 이용하여 시각적 착시를 그린 키네틱 옵아트로, 검정과 흰색, 분절된 선과 면이 교차와 중첩을 반복하며 간결하지만 복잡한 패턴을 만든다. 작가는 이 패턴을 투명 유리판 위에 UV 프린팅하고 그 아래 LED 백라이팅을 설치해 강한 시각적 대비를 끌어낸 후, 모터에 의해 좌우로 이동하는 아크릴 렌즈가 프린트 패턴이 지닌 평면적 비주얼을 입체로, 직선을 곡선으로, 정지를 모션으로 드러내도록 유도한다.

얼핏 디지털 스크린 위로 모션그래픽이 그려지는 듯 보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아크릴 렌즈가 지나가면서 확대되고 변형되 프린트 이미지와 망점들이 아날로그적이며, 동시에 한 장의 패턴이 품고 있는 압축된 시간의 레이어를 시각적으로 해체하는 듯한 착시를 선사한다.

한편, 이번에 대구에 처음 선보이는 작품은 이상(李箱)의 시 <까마귀의 눈(오감도)>(Crow's Eye View)에서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이 시는 언어 자체가 분열되고 소외되었던 억압적인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쓰였는데, 원작 시가 고정된 해석을 거부하고 당시 시대의 강요된 단편화를 반영했듯이, 김치인챕스는 <까마귀의 눈(오감도)>을 손으로 다시 쓰고, 이를 머신러닝 시스템으로 학습시켰다. 손으로 쓴 텍스트는 인공지능의 내부 논리, 즉 잠재 공간에 의해 재구성되고, 렌즈와 조명 배열을 통해 2차원 렌티큘러 구조로 재구현되는 작품이다.

제한된 시야 영역 안에서는 한 글자의 문자만 보이지만 관람자가 1~3미터 범위 내에서 위, 아래, 왼쪽, 오른쪽으로 움직이면 문자들이 부드럽게 다음 문자로 변형된다. 이러한 변형은 무작위적인 것이 아니라 기계의 내부 논리 구조를 따르는데, 이 작품은 역사적으로 검열되어 온 언어적 표현과 현대 알고리즘 언어의 메커니즘을 연결하여 인간의 저항과 계산적 패턴화 사이의 대화를 펼친다.

여기서 읽기는 더 이상 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그것은 신체적인 행위가 되어, 온몸이 변화하는 언어의 장을 탐색한다. 시스템은 소외의 협력자로서, 포착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단어들을 재구성한다. 관객 또한 더 이상 수동적인 관찰자가 아니라, 흩어진 의미 속에서 움직이는 주체로서, 의미가 항상 부분적이고 유동적인 지점을 탐구하도록 초대받는다. 이상 작가 자신의 작품 <까마귀의 눈(오감도)>에서처럼, 보는 행위는 결코 완전히 안정되지 않은, 위태롭고 파편화된 상태로 재정의된다.

약 40년의 시간차를 두고 제작된 두 작품은 각각의 시대가 가진 기술 환경을 반영하면서도, 인간의 감각과 존재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공유한다. 본 전시는 두 작업의 대화를 통해 한국 미디어아트의 역사적 흐름과 미래 가능성을 조망하고, 관객들에게 기술이 단순한 도구를 넘어 예술적 상상력의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제안한다.

이번 전시는 한국 미디어아트의 역사적 흐름을 조망하는 동시에 미래 예술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뜻 깊은 전시가 될 것이며, 관객들이 기술과 예술이 만나는 새로운 경험을 체감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많은 관람바랍니다.

백남준(Nam June Paik, 1932~2006)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미디어아티스트이자 비디오아트의 창시자로 평가받는다.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전쟁 중 일본으로 이주하여 도쿄대학교에서 미학과 미술사를 공부하였으며, 이후 독일로 건너가 현대음악과 전위예술을 연구하였다. 1958년 전위음악가 존 케이지와의 만남은 그의 예술 세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었으며, 이후 국제 전위예술운동인 플럭서스의 핵심 작가로 활동하게 되었다.

1963년 독일에서 개최한 개인전 「음악의 전시–전자 텔레비전」을 통해 텔레비전을 예술 매체로 활용한 실험적인 작업을 선보이며 새로운 예술 영역을 개척하였다. 이후 비디오카메라, 텔레비전, 위성통신,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예술에 적극 도입하여 인간과 기술, 미디어와 소통의 관계를 탐구하였으며, 이러한 작업은 현대 미디어아트의 기초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었다.

1984년에는 세계 최초의 위성 생중계 예술 프로젝트인 「Good Morning, Mr. Orwell」을 발표하여 전 지구적 네트워크 시대를 예견하였고, 1988년에는 서울올림픽을 기념하는 대형 비디오 조각 「다다익선」을 제작하여 한국 현대미술의 상징적인 작품을 남겼다. 또한 1993년 베니스 비엔날레 독일관 대표 작가로 참가하여 황금사자상을 수상함으로써 국제 미술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확립하였다.

백남준은 예술과 기술의 경계를 허물며 디지털 시대의 문화적 가능성을 가장 먼저 제시한 예술가로 평가받는다. 그의 작품은 오늘날 미디어아트, 디지털아트, 인터랙티브 아트의 중요한 출발점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전 세계 주요 미술관과 기관에서 지속적으로 연구•전시되고 있다. 그는 2006년 미국에서 별세하였으나, 미래를 향한 그의 비전과 실험정신은 오늘날에도 현대미술과 기술문화 전반에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김치앤칩스(Kimchi and Chips)는 시각예술을 전공한 손미미(대한민국)와 물리학을 전공한 엘리엇 우즈(영국)로 구성된 듀오 작가 그룹이다. 이들은 예술과 과학, 공학기술의 융합을 바탕으로 빛, 공간, 데이터, 알고리즘을 활용한 설치 작업을 선보이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김치앤칩스는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 현실과 가상의 관계, 그리고 인간이 인식하는 공간의 확장 가능성을 탐구해 왔다. 특히 수천 개의 반사체와 프로젝션, 레이저, 컴퓨터 연산 기술을 활용하여 공중에 빛의 형태를 구현하는 독창적인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들의 작품은 눈에 보이지 않는 데이터를 물리적 경험으로 전환함으로써 관객에게 새로운 감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2010년대 이후 유럽, 아시아, 중동 등 세계 주요 미술관과 국제 전시에서 작품을 선보였으며, 예술과 첨단기술의 융합을 대표하는 작가 그룹으로 자리매김하였다. 또한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대규모 미디어파사드, 몰입형 설치 작업을 통해 동시대 미디어아트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그들의 행보는 GS아트센터에서 개최된 바이올리리스트 양인모의 무대 미디어 아트 협업에서 음악과 미술의 만남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김치앤칩스의 작업은 기술 자체를 보여주는 데 머무르지 않고, 인간의 지각과 상상력, 그리고 보이지 않는 세계를 경험하게 하는 데 중점을 둔다. 이들은 빛을 하나의 조각 재료이자 공간 언어로 활용하며,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예술적 풍경을 만들어가는 동시대 미디어아트의 대표적 작가 그룹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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